지금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에서는 '태왕사신기'에 대한 선전이 한창이다. 채널 중의 하나인 하이비젼에서 다음 주부터 배용준이 출연하는 한국드라마를 방송한다고 연일 광고를 하고 있다. 지금 방송하는 대장금이 끝나면 방송할 예정이다.
대장금도 어느 정도 인기는 있지만, 예전의 '후유노 소나타(겨울연가)에 비해서는 많이 식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태왕사신기'는 배용준의 유명세를 타고 어느 정도 인기가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이외에도 '내이름은 김삼순', '허준', '눈의 여왕', '봄의 왈츠' 등등의 드라마를 내보냈거나 내보내고 있지만, '겨울연가'만한 어필은 불가능 한 것으로 보인다.
배용준은 일본의 많은 아줌마들에겐 신과 같은 존재이다. 물론 이것도 많이 식어버린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배용준이 기여한 공로는 가히 상상하기 힘들 정도라는 것을 여러 번 실감했다.
일본에 온 후 얼마지나지 않아서부터 우연한 기회에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내가 일본어를 배우고 있는 브란티어 선생의 소개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있는 7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 중에는 재일 교포도 있고, 한국과 무역에 종사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그 보다는 단지 한국이 좋아서, 한국의 드라마가 좋아서 배우는 사람이 더 많다.
그들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잡지(물론 일본에서 출판 된 것임)를 정기 구독하는 사람도 있고, 남이섬에 몇번이나 다녀온 사람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음식이 좋아서 적어도 일년에 한 두번은 한국을 여행 한다는 사람도 있다. 물론, 배용준씨가 일본에서 운영하는 동경에 있는 한국 음식점에 가기위해 우리돈 몇 십만원을 들여 들이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열기가 점차 식어가는데 있다. 나에게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사람들 중에 반은 요즘 중국어도 배우고 있다. 대만의 가수가 좋단다. 점차 일본에는 한류를 대신해 중국과 대만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 뭔가 일본인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을 가진 스타가 탄생하기 전에는 이런 분위기는 더 지속 될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인은 집착성이 강한 것 같다. 한번 그렇게 생각하거나 그렇다고 믿으면 집요할 정도로 관심을 보인다. 그런데는 언론의 힘이 크긴 하지만. 여기에는 성별과 나이에 관계가 없다.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좋아한다. 학회나 연구모임 같은데를 가보면, 일흔이 넘은 노인들이 많이 보인다. 단지, 참가만 하는 것이 아니고, 그 분야에 대해서 조사하고 연구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주부들도 나름대로 뭔가에 몰두한다. 여행을 통해서든지, 공부를 한다든지....
일본인 중에는 드라마에서 느끼는 배용준 팬과 다른 색다른 한국을 연구하는 그룹도 많다. 기차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한국의 기차에 관해 관심을 갖고 한국의 철도에 관한 책을 펴낸 사람도 있고, 한국의 건물에 관한 책을 펴낸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일은 이런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단지 좋아하는 것 이상의 매니아 층이 상당히 두터운 것 같다.
일본인도 많이 변한 건 사실이다. 18년 이전 쯤 처음 일본에 왔을 때는 일본은 한국을 얕잡아 보는 경향을 많이 느꼈다. 물론, 몇번의 출장길에 들린 짧은 시간이라 잘 못 느낀 것일수도 있겠지만....그러나 지금 느낄 수 있는 것은 한국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여전한 시각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여기에는 한국의 경제력이 커진 부분이 가장 중요한 이유이긴 하겠지만, 대중 스타가 기여한 공로는 인정할 만한 것이다. 김연자, 계은숙, 보아 같은 가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아무래도 드라마 쪽이 비중이 커 보인다. 가수는 단지 목소리로 음악을 들려주기 때문에 개인을 좋아할 뿐이지만, 드라마는 그 속에 우리의 문화를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시작하는 '태왕사신기'가 과연 꺼져가는 한류를 어느 정도 부활 시킬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 보다는 제2, 제3의 욘사마가 출현해야 할텐데....
출처 : 淸道梅田中서울경기同門會
글쓴이 : 한상길(3회-금곡)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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