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수기/일본에서 살면서

일본에서 살면서(36)-가이드 이야기(5)-결산

은퇴한 교수 농부의 일상과 추억 2008. 2. 23. 14:23

  "야, 야 방금 가이드가 이런 식으로 하면 다 볼 수 없다고 뭐라고 하더라. 잘 따라 가자" 우리 모임의 회장인 최선생이 한마디 했다. 여행이란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다. 더우기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돌아보는 여행은 더더욱 그렇다. "우리 남편과 여행하는 것은 여행이 아니라 훈련 받는 것 같다. 여행이란 것은 좀 여유롭게 즐기면서 다녀야 하는데, 이것은 마치 군사 훈련하러 다니는 것 같아요" 친구들과 여행하면서 저녁 시간에 술을 마시면서 와이프가 한 말이다. 

 

  처음 이 여행을 생각했을 때는 친구들과 함께 온천 같은 곳을 가서 며칠 푹 쉴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처음 가는 일본 여행인데 뭐라도 좀 더 보는 게 좋겠다. 가능하면 교토와 나라를 갔으면 좋겠다"는 친구들의 뜻에 따라 준비를 했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곳을 돌아 본다는 것은, 그리고 그것도 가이드 없이 남의 나라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8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이번 여행 길에 들린 곳들은 대부분 그 동안 일본에 살면서 다녀 본 곳이었기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날은 비행기 출발 시간이 오후 5시, 2시간전까지는 공항에 도착해야 하므로  적어도 집에서 1시에는 출발을 해야 한다. 그것도 내가 여기에 살면서 늘어 난 짐들을 친구들편에 보내야 하기 때문에(택배비를 절약하기 위해) 짐을 모두 옮겨야 한다. 마지막날 제대로 된 온천을 가고 싶었는데, 사람은 8명이고 차는 5명밖에 탈 수 없기 대문에 어쩔 수 없이 자동차에 짐을 싣고 남자 4명이서 온천으로가고, 여자들은 쇼핑을 하고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가시마 온천 유원지> 나고야 인근의 나가시마 온천 유원지

 

  나고야의 인근에도 더러 온천이 있긴 하지만, 한나절에 다녀오기는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 남자 넷이서만 가까운 나가시마 온천에 가기로 했다. 내가 보내는 짐과 친구들의 여행가방을 조그마한 승용차에 싣고 나가시마로 향했다. 나가시마는 나고야역에서 버스로는 40분 정도 걸리지만, 집에서 차로 갈 경우는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동안 주변 사람들로 부터 "나가시마 온천에는 한번 가보면 좋을 거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갈 기회가 없었다. 

 

 <나가시마 온천 유원지> 나고야 인근의 나가시마 수영장도 잘 갖춰져 있다.

 

엄청난 규모의 온천이었다. 유원지와 수영장, 그리고 아울렛 쇼핑몰을 가지고 있는.... 그러나 온천 요금은 상당히 비싼 편이다. 온천 만 하는데도 일인당 4,200엔이다. 일본의 온천 요금은 정말 다양하다. 무료 온천부터 500엔, 비싼 곳은 5,000엔 까지도 있다. 별로 시설을 꾸미지 않은 천연온천은  싼 편이지만, 시설을 많이 꾸밀 곳일 수록 요금이 비싸다. 하지만, 나가시마 온천의 시설은 굉장했다. 인공 하천과 폭포로 이루어진 길다라 노천 온천이 5개나 자리 잡고 있다. 식당이나 휴게 시설도 훌륭하고....  

 

 

 

 <나가시마 온천의 커피숍> 온천 후 유카타입고 커피 한잔

 

  온천을 마치고 서둘러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공항까지는 고속도로가 잘 연결되어 있어서 금방 도착할 수 있는데도 모두 서들러 가자고 해서 공항에 도착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와이프 들도 이른 시간에 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역시 선생 아니랄까봐...

 

<츄부 국제공항> 나고야 중부 공항 2층 상점가

 

 

 <츄부 국제공항> 나고야 중부 공항의 계류장

 

    4박 5일의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1년을 보낸 시간이 금방 간 것처럼, 친구들이 더나고 나면 내일은 와이프와 아들이 한국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나면 나도 곧 돌아간다. 시간은 이렇게 금방 지나가 버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