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은 늘 계획으로 끝나는 것인가! 처음에는 전철로 가기로했다. 열차 시간과 버스 시간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특급으로 왕복을 하고, 중간 중간 버스를 탈 경우 두사람의 교통비만 4만엔(32만원 정도) 가량이 든다. 버스라면 이보다 좀 적은 3만엔 정도. 이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여기에 여관비 3만엔, 식사비용까지 포함하면 1박 2일에 8만엔(64만원)이 들어간다.
<나고야 역> 전철을 탈때 언제나 이용하는 나고야 역, 신칸센, JR, 킨테츠, 메이테츠와 지하철, 그리고 고속버스까지 있다.
<나의 애마> 일본의 국민차라고 할 수 있는 도요타의 1500cc급 코로라 자동차
"이건 좀 무리다. 휴학생 포맷으로 살면서 이틀 여행하는데 6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건 좀 문제가 있다." 마누라의 투정에 "그래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일본을 좀 더 알고 가야하는거 아닌가" 라고 반박하고, "그럼, 좀 줄일 방법을 찾아보자'.
결국은 차를 가지고 가기로 했다. 차를 가지고 가면 운전이 피곤하긴 하지만, 교통비나 시간은 좀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다음은 여관. 내가 한번 꼭 가보고 싶었던 여관은 실내 온천과 붙어 있는 노천 온천이 아니라, 그야말로 진짜 노천에 있는 노천 온천(남여혼탕!)엘 가고 싶었는데. 그것도 포기하고 좀 싼 펜션으로 바꿨다.
전차로 갈 경우는 다카야마(高山)시[특급 5,800엔] 까지 가서 신호타카(新穗高))까지는 버스[버스비 2,100엔]로 가서 1박을 할 예정이었다. 아침에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서 4시간 정도의 산행을 한 후 반대편 카미코지(上高地)로 내려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가미코지를 돌아보고 마츠모토(松本)에서 돌아올 예정이었다.
자동차로 등산 후 반대편으로 내려가는 것은 불가능 해진다. 다시 돌아오는데 너무 많은 시간은 보내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등산 같은 등산은 하지 못하고, 그냥 산 구경으로 만족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10월 19일 금요일. 출발일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결국 함께 가지 않고 집에 혼자 있겠다는 아들을 학교에 보내고 출발했다. 고속도로는 밀리지 않는다. 차선 변경 없이 죽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일본 고속도로는 정말 운전하기 편하다.
<활화산> 아직도 진행중인 활화산, 주변은 온통 유황 냄새로 가득하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느닷없이 전화가 왔다. 아들 반 친구의 엄마다. 늘 신세를 지고 있는 분이다. "정우가 아프다는데요". "엄마아빠 여행 갔다고 담임이 내게 전화 했어요. 어떻게 하죠." "며칠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긴 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죄송하지만 정우 집에 좀 데려다 주세요." 그런데, 친구 엄마는 너무나 이상하다는 듯이 '아니가 아프면 다 취소 하고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라는 듯이 말한다. "아마 집에서 쉬면 나을 거예요." '죄송합니다."만 연발하고 그냥 가던 길을 달렸다. 하긴 지금 우리가 가도 의사가 아닌데, 뭐 더 해줄께 있어. 더 아프면 병원에 가보겠지 뭐...우린 늘 이런 식이다.
더 이상 변경이 있으면 안 되는데....한 참후 집에 전화를 해도 아들은 받지 않는다. "아마 자는 모양 이지!"
<2007,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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