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의 맨션 촌> 내가 살던 곳이다. 나고야의 변두리이긴 하지만 일본 최대 기업 도요타자동차가 있는 도요타시에 가까워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일본인은 집단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그들의 생활에서 개인의 활동이 개인에게 한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부분은 집단과 관련을 가진다. 그래서 개인이 집단에 대한 피해를 주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 한다. 반대로 그 집단에서 어떤 한 두사람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면, 그 사람을 당연히 싫어 한다. 아마도 이것이 이지매(집단 따돌림)의 이유가 아닌가 싶다.
<잉어가 노는 하천> 집 옆으로 흐르는 하천, 여기엔 팔뚝만한 잉어들이 헤어치고 있는데 아무도 잡는 사람이 없다.
여기에서 만난 많은 재일교포들은 자기들이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조센징(조선인)이란 이유만으로 괄시를 당한 적이 많다고 하소연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것은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한 것 같다. 그런다고 한국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좋아졌다는 것이 아니다. 아직도 기저에는 한국에 대한 차별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니까.
<북오프> 중고 서적과 CD를 판매하는 곳, 일본 어디를 가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포츠 뉴스 같은 경우이다. 일본의 공중파 방송은 스포츠 뉴스에서는 그날의 6개 구장의 전 경기를 하이라이트로 보여준다. 이걸 보고 있노라면 '역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구나'를 실감한다. 이승엽이나 이병규가 그날 확실히 승리에 기여했거나, 홈런을 2방 이상 정도를 쳤을 경우라면 당연히 화면에 잡히지만, 일본 선수와 비슷한 정도의 기여를 했다면 당연히 그 장면은 일본 선수의 몫이다. 그렇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일 뿐이다. 물론 이 보다 더 큰 차별들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겠지만....
<나고야 돔 입구의 이병규> 나고야 지하철 메이죠선(순환선) 나고야돔 역에서 나고야 돔으로 들어가는 지하 보도. 주니치 전 선수의 판넬이 있다.
<나고야 돔의 이승엽>나고야 돔 4층에서는 에서 경기를 보면서 TV를 볼 수 있다.
이러한 차별은 보이지 않은 곳에서 작용을 하고 있지만, 이에 비해 차이는 확실하게 내타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인정하고, 순응한다. 차별은 둘 이상의 대상을 등급이나 수준을 두어 구분하는 것이라면, 차이는 서로 같지 않고 다름을 말한다. 물론, 차별은 차이에서 오는 것이겠지만.
<24시간 슈퍼마켓> 우에다 지하철역 앞의 24시간 슈퍼마켓. 대부분의 슈퍼가 8시 전에 문을 닫기 때문에 늦께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들러 맥주와 도시락을 사간다.
에서는 슈퍼에 가면 대부분의 물건이 차이가 많이 난다.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고르기도 하고, 때로는 주머니 사정에 따라 싼것을 고르기도 하겠지만.그도 저도 아닐때는 비싼것이 좋은 것이 확실하다.
<쟈스코> 일본의 대표적인 마트(양판점)인 쟈스코
소고기의 경우 200그램에 200엔부터 2,000엔 정도 까지 다양하다. 원산지에 따라서, 부위(난 정확히 부위를 잘 모르지만)에 따라서 확실하게 차이를 둔다. 처음에는 무슨 고기가 이렇게 쌀까 생각하면서 싼 고기를 사먹었지만, 좀 비싼 고기를 먹어보고 난 후에는 아 정말로 차이가 나는구나를 실감한다. 물론, 돼지고기나 닭고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소고기의 경우는 마스자카(松板)나 히다(飛탄)산을, 돼지고기는 홋가이도(북해도)산은 제일 쳐준다. 다른 지역의 고기와는 몇 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원산지를 속이고 한우라고 우기는 한국의 정육점이나 불고기집과 같은 가게가 있다면, 얼마가지 않아서 문을 닫고 만다는 것이 이 사람들의 생각인 것 같다. (참 일본은 닭고기는 부위별로만 판다. 다리, 날개, 몸통, 특수부위...따라서 삼계탕을 끓여 먹을 방법이 없다. 조금씩 사서 한마리로 꿰메어 그 속에 쌀과 인삼, 대추를 넣지 않는 다음에야. 올 여름은 삼계탕도 못먹어 보고 지나갔네).
난 참치를 좋아한다. 그리고, 다른 것에 비해 조금은 싼 편이라고 생각해 자주 사먹게 된다. 참치야 말로 종류와 부위, 기름기의 정도 등에 따라 굉장한 차이가 있다. 이제 이 맛과 가격의 차이를 알 듯 하다. 일본에서는 참치는 냉동참치 보다는 냉장 참치를 많이 먹는다. 그리고, 조리 시간이나 유통기간 같을 걸 정말 정확히 지킨다. 그러다 보니 슈퍼 마감시간에 잘 걸리면 맛있는 고기나 참치를 더 싼값에 먹을 수 있는 방법도 있으니 그래도 살만한 곳인지 모르겠다.
집을 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자기 집을 지니고 사는 것 보다 월세를 사는 사람이 많다. 월세의 경우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확실하게 차이가 있다. 집의 크기, 위치. 특히 지하철 역에서 얼마나 가까운가, 지은지 얼마나 된 것인가 등등. 이런 것에 따라서 정확하게 집세가 매겨진다. 좀 싸다고 변두리에 구하면 교통비가 그만큼 들어간다. 그리고 그 차이를 인정한다.
교통비, 지하철이나 전철은 말 할 것도 없고, 버스의 경우에도 거리에 따른 요금의 차이를 확실히 매긴다. 대도시의 지하철, 전철 역을 순환하는 버스를 제외한 버스는 탈 때 반드시 입구에 있는 승차표시 용지를 받아야 한다. 그 용지에는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 버스 앞에 그 번호에 따른 요금이 표시된다. 거리가 멀면 멀수록 점점 올라간다. 만일 용지를 뽑지 않았다면, 내릴 때 가장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처음버스를 타는 외국인들이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신칸센> 열본을 대표하는 고속열차 신칸센. 차비는 엄청 비싸다.
<긴테츠> 오사카를 중심으로한 긴끼지방의 대표적인 전차 긴테츠(할인표를 이용하면 나고야서 오사카까지 신칸센의 반값으로 갈 수 있다. 물론 시간은 2배로 걸리지만...
<메이테츠> 나고야를 중심으로 운행하는 메이데츠(名鐵) 전차
가끔은 곳곳에서 느껴지는 많은 차이들이 나름대로 잘 만들어진 게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을 가끔 한다. 이것은 아마도 차이를 인정하고, 그것을 받아 들일 줄 하는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잘못된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한국 사람들은 차이를 잘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다. 특히 자신과 관계되는 부분에서는. 차이는 인정하지만, 차별은 없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 아닐까.
<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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