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 타테시나에 가면 꼭 타테시나야마(산)에 다녀 오세요." 내가 나가는 수요일 브란티어 미무라(三村)선생은 등산을 좋아해서 등산이 수업의 주제가 될 때가 많다.
나가노현 주변의 산들은 3,000m 이상인 곳이 여러 곳이 있다. 이들이 능선을 형성하고 있어서 이곳을 일본의 알프스라 부른다. 북에서부터 북알프스, 중앙알프스, 남알프스로...내가 간 곳은 남알프스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백두대간 쯤이라고 해둘까.
일본의 가장 높은 산은 후지산(3,775m)이 이다. 후지산은 일년내내 눈이 있지만, 후지산이 아니라도 높은 곳은 아직도 눈이 남아 있다고 한다. 겨울에는 눈이 많이 와서 주변으로는 스키장이 늘려있다.
하지만, 가족들은 등산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혼자 등산 다닐 수도 없어서 이번에 간 김에 꼭 올라가보리라고 별른 곳인다. 물론 전체를 등산 할 수는 없고 리프트를 타고 2,250m지점까지 이동하는 방법이 있으니까.
골프장을 바라만 보던 둘째날 올라가려고, 리프트 역에 갔는데. 역시나 안개 때문에 돌아와야 했다. 마지막날 아침은 맑은 날씨다. 역시 하늘은 돕는자를 돕는 것인가. 서둘러 짐 챙겨 체크아웃하고, 타테시나 리프트역으로 떠났다.
벌써 관광버스가 줄지어 들어온다. 대합실 구내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을 때우고 별장에서 얻은 할인권으로 왕복 승차권을 구입했다. 1인당 왕복 1,800원짜리를 1,620원에.
대부분의 높은 산에 있는 리프트가 그렇듯이 이곳도 스키장이다. 스키장에 리프트를 설치해서 겨울에는 스키용으로, 여름에는 관광용으로 운영한다. 고원지대를 보면서 올라가는 기분은 ?I찮다. 멀리 우리가 묵었던 별장과 꿈에도 그리던 골프장도 보인다.
리프트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노인에서 부터 엄마에게 업힌 어린아이까지... 리프트 아래는 걸어 올라오는 등산객의 모습이 보인다. 나도 저렇게 하고 싶은데. 누구랑 오지?
올라오는데 7분이 걸렸다. 찬 바람이 분다. 긴팔 잠바를 꺼내 입었다. 위쪽 승강장에는 아직 난로가 켜져 있다. 고원을 산책하는데는 대강 30분 정도, 그리고 정상에 가는데는 1시간이 더 걸린단다. 2,300m지의 모습은 좀 색다른 것 같다.
"저 위에 가면 정말 멋있어" 억지로 마누라와 아들을 설득했다. "여기까지 왔으면 됐지, 꼭 올라가야 해" "가보면 알아. 여기까지 와서 정상에 가지 않으면 무슨의미 있어." 대부분의 노인들과 아이를 안은 가족 일행들은 산정에서 산보만 하고 그냥 내려 갈 모양이다.
"위에 가면 후지산도 보여"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것을 안 마누라와 가족은 "그럼, 저기까지 만이다." "알았어. 약속해"...결국은 설득에 성공하고, 정상으로 향했다. 산에 오르는 일은 좋은 일이긴 하지만, 자체는 언제나 힘든 일이니까. 오랫만의 산행은 1시간도 힘들다는 것을 실감 하면서에 한발자욱씩을 올려 놓았다.
등산객들은 대개 산에서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 그러면서 "얼마나 남았어요" 라고 불으면 대개는 "이제 다왔어요. 바로 저기예요". 라고 답한다. 바로 저기가 어딘지는 모르지만. 한국도 일본도 이것은 마찬가지였다. 정상의 바로 아래는 산장도 있어 등산객이 머문다. 물론 일반 등산객을 위한 유료 화장실도 있고.
그래도 정상은 늘 만족 스럽다. 가끔 구름이 지나가긴 했지만 날씨가 좋아서 시야가 확보 되었다. 멀리 후지산이 보일만큼.
"아직 시간이 있는데, 능선 따라 가서 다른 정상에 가자" "여기까지 왔음 됐지 뭘 더가냐" 내려오는 길은 2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1박 2일이면 좋은 가족 여행을 2박3일이나 했으니 이제 서둘러 덥고 더운 집으로 돌아오는 길 뿐이다. 여행은 여기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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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글을 쓰고 있는데, 한 TV 방송국이 여름 피시지 4곳을 선정해서 유명인이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2시간에 걸쳐서 내보내는데, 그 중 한곳이 우리가 갔던 타테시나였다.
우리가 보고 오지 못한 많은 곳들도 소개했다.
" 봐, 저기에 내가 가자고 했잖아" "당신이 그냥 돌아가자고 해서 못보고 왔어"
언제 다시 가볼 수 있을런지. 몇년 후 겨울에 스키 타러 올 수 있으려나.
아니면 골프하러..
다시 한번 가고 싶다. 다테시나에.
<여러 편으로 나누었는데, 다 싣기가 좀...
관심 있으면, http://www.cyworld.com/skhan4963 >
더위에 건강하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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