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수기/일본에서 살면서

일본에서 살면서 (16) - 콘페 이야기

은퇴한 교수 농부의 일상과 추억 2007. 12. 27. 22:45

콘페는 콘페티션(competition)의 준말로 원래 의미는 건축에서 우수한 설계를 겨루는 경기를 의미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가 골프 경기대회를 의미한다. 건축 전공자들이야 건축설게라고 이해하지만, 일반인들은 대개 골프대회를 가리킨다. 하지만, 콘페는 프로 경기대회와 달리 친척이나, 친구들이 함께 골프를 즐기는 게임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골프장>  

 

 

  한국에서는 콘페라는 용어는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 보다는 년 부킹이라는 용어로 많이 사용된다. 물론 콘페와 연 부킹의 의미는 다르지만....한국에서는 골프장 부킹(예약)이 힘들기 때문에 매월 같은 시간에 몇 팀을 예약해서 골프를 할 수 있는 제도이다. 물론, 이렇게 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식사를 해야하는 부담이 따른다. 따라서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 이외에는 별로 없다. 어쩜 부킹이 어려워 울며 겨자먹기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9월 말에는 친척 콘페가 있었다. 난 그날 마침 일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지만, 골프가 끝나고 모인 저녁 식사자리에는 참가 할 수 있었다. 그날은 친척 조카 한명이 결혼을 앞두고 모인 가족 모임을 겸해서 만들어지 자리였다. 나도 골프를 함께 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저녁 모임에만 참가 했다. 일본의 전통 스시집에서 열린 모임에는 친척 40명 정도가 모였다. 

 

  

 <전통 스시집> 전통 스시집의 연회 상차림

 


   개인 당 어느 정도 인지는 난 잘 알지 못했지만, 맛있는 스시를 실컷 먹을 수 있는 기회 였다.  그리고 지난 목요일, 가끔 이곳 형들이랑 함께 가는 한국 술집에서 고객들은 위한 콘페가 있다고 해서 몇번이나 망설이다 함께 가게 되었다. 나고야에는 어림잡아 300여곳 이상의 한국 술집이 있다. 물론, 음식점이야 그 보다 많지만...  아마도 한국의 이쁜 술집 아가씨들이 모두 여기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질 정도로...

 

  골프를 좋아하지만, 골프란게 원래 혼자서 할 수 없는 경기라서 일본에 온 후론 자주 할 기회가 없었기에 마침 날씨도 좋고 해서 나섰다. 전반에는 좋은 스코어였는데, 후반에 무너지고 말았지만...하긴 자주 안하는 골프니까 스코어야 늘 그렇지만. 골프가 끝난 후에 한국 술집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6시부터 8시까지 열린 파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쩜 나야 불청객이지만,  김밥이랑, 지지미(전) 이랑 오랫만에 한국 음식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기회였다.

 

  일본은 철저해서 6에서 8시까지는 전부 주최한 곳에서 부담을 하지만, 그 이후 부터는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한국에서 가끔 늦도록 마시던 기분이 남아서인지 아님, 그런 술자리가 고팠는지 정말 마음껏 마신 날이었다. 모처럼 필름이 끊긴 상태에서 어떻게 집에 왔는지 모를 정도였으니.

 

 

<일본의 스낵 모습>
 

  일본의 술집은 대개 오픈되어 있다. 한국 처럼, 밀폐된 룸사롱 같은 건 없는 것 같다. 물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는지는 가보지 않아서 모르지만...적어도 특별한 목적을 가진(?) 술집 말고는 내가 알고 있는 술집은 그런 것 같다. 

 

 

<일본의 한국 술집> 이런 스낵은 멤버십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어요

 


  옆자리에서 노래 부르면 좋아요(한국말로)하고 호응해준다. 일반적으로 일본인 술집보다 한국 술집은 좀 비싸다. 그리고, 술값을 매기는 방법도 좀 다르다. 여긴 술값도 인원과 시간에 따라서 달라진다. (자세한 것은 필요하면 알려드립니다).

 

 

<가라오케> 가라오케에는 한국 노래도 많이 있지요

 

모처럼 한국 말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이런 공간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술집을 경영하는 방법도 참 다양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날이있다. 하지만, 적어도 그 날 하루는 내게 있어서 즐거운 날이었다. 

 

<2007,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