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계속해서 내린다. 더 이상 걸어다니는 것은 무리다. 낮에 구입한 삿포로 시내 일일 승차권을 이용해 삿포로 비루엔(札幌ビル園)으로 가기로 했다. 삿포로역 정류장에서 88번 버스를 타면 된다고 했는데, 버스가 오지 않는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히가시구역쇼역에서 내려 삿포로비루엔 버스를 무작정 기다렸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눈이 내린탓에 그 정확하다는 일본의 시내버스도 시간을 맞추지 못한다. 택시를 타도 기본 요금 정도일텐데...
버스를 기다리다 길가는 행인에게 물다. 삿포로비루엔까지 걸어가면 얼마나 거리냐고? 그랬더니 아 아저씨 왈 "눈이 많이 오니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이 좋은데...." 잠시 생각하더니 마침 오는 택시를 잡아 우리보고 타라는게 아닌가. 자기도 그쪽으로 가니 함께 타자고 했다. 참 드문 일본인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택시는 삿포로 비루엔은 큰 길에서 한참이나 들어가 있는 곳이었다. 우리를 그곳에서 내리라고 하더니 그 사람은 다시 택시를 타고 나가 버렸다. 함께 내리면 택시비 반을 줄려고 했었는데.... 참 기분 좋은 일이다. (하긴, 나도 일본인을 만나면 이정도 서비스는 하니까....)
눈 네리는 삿포로 비루엔. 삿포로 맥주공장이 있던 곳이다.
섯포로에서 가장 해보고 싶고 가장 가보고 싶었던 것이 삿포로 비루엔가서 생맥주 실컷마시는 것이었다. 이 곳을 이용해서 마실 수 있는 코스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리는노미 다베 호다이로 결정했다. 호다이(放題)는 ‘마음대로’ ‘제한이 없다’라는 뜻으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으면 ‘다베 호다이’, 술을 무제한 마실 수 있으면 ‘노미 호다이’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일정한 시간(대개 두 시간) 동안 마음껏 마시거나 먹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부페와 비슷하다고 할까. 하지만 우리나라 부페에는 음식은 마음대로 먹을 수있지만, 술을 일정 금액을 내고 마음대로 마시는 곳은 없는 것 같다.
채소를 곁들인 양고기 징기스칸 다베호다이 2,520엔, 여기에 생맥주 노미호다이를 포함하면 3,570엔. 우리는 이것을 택했다. 둘 다 맥주를 좋아하기 때문에 충분히 본전은 뽑으리라.
음식도 또 한번 더 시키고, 맥주는 계속해서 주문해서 마셨다.
넓은 광장 같은 트인 장소에서 마음컷 마실 수 있다는 사실. 밖엔 함박눈이 퍼붓고 있고.
간조(계산서)엔 7,140엔이 찍혔다. 대부분은 1,000엔 이하의 식사를 하다 모처럼 3,570엔짜리 저녁. 하지만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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