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수기/일본에서 살면서

[스크랩] 일본에서 살면서 (3)- 도시락이야기

은퇴한 교수 농부의 일상과 추억 2007. 12. 27. 22:25
"오늘 점심은 도시락이 어떨까" 스터디를 다녀오면서 와이프가 던진 말이다. 매주 수요일에는 함께 이곳 브란티어들이 운영하는 일본어 교실에 나가는데, 난 또 오후에 다른 일이 있어서 집에서 점심을 먹지 못하기 때문에 수요일은 대개 밖에서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밖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야 물론 많지만, 적은 돈으로 살기위해서는 덥밥(牛井: 글자가 깨지네요. 우물 정자 가운데 점이 있는게 동입니다.)이나 라면, 카레같은 간단한 음식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덥밥은 그냥 말 그대로 밥위에 소고기, 돼지고기, 카레, 돈가스 등등이 올려진 것이다. 물론 재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가스동, 규동, 카레 동 등등으로. 자판기에서 메뉴를 선택해서 티켓을 주면 1분 이내에 음식을 가져다 준다. 일본 말을 잘 모르는 경우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식사를 해결 할 수 있으니, 말을 잘 못하는 경우는 정말 편리하다. 그런데, 어떤 체인점에서는 미소시루를 주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밥그릇 달랑 한개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만일 김치(배추절임)라도 추가하면 당연히 추가 요금이 필요하다. 규동의 가격은 보통 400-600엔 정도이다.

규동은 많은 일본 직장인들이 점심을 때우는 훌륭한 수단이 됩니다. 점심시간 규동 집에는 어디나 줄이 길게 늘어져 있어니까요. 최근에는 느끼한 규동에 김치를 함께 얹어주는 김치규동이 있어 가끔 그걸 먹기도 합니다. 그래도 살다보니 이제 국도 젖가락으로 먹을 수 있을 만큼 능숙해 졌는데, 마누라는 이것을 영 싫어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일본은 도시락 천국입니다. 어디에 가더라도 도시락은 있습니다. 전국에 널린 편의점에서 부터 슈퍼, 백화점, 지하절이나 전철역에 이르기까지. 특히 역에서 파는 도시락은 에끼밴(驛弁)이라고 해서 각지역의 명물로 자리잡기도 합니다. 한번은 오사카에 있는 동료와 동경을 갈 일이 있었는데, 같은 기차를 각각 타고 가기로 하고, 옆자릴 예약했어요. "한상, 기차 타면서 밴또 사가지고 타세요"라고 전화가 왔어요. 자기 것은 자기가 사온다네요. 더치페이의 전형이죠. 우리 같으면 2개 사오고 말지. 전화해서 니 도시락 니가 챙겨오라니...암튼 함께 신칸센에서 각자의 밴또를 먹은 적도 있지요.

최근에 우리 동네에는 250엔 짜리 도시락 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대개 슈퍼나 편이점에서는 500원 정도이고, 기차역에서 파는 도시락은 800-1200앤 정도 입니다. 그런 도시락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슈퍼에 도시락 나오는 시간에는 노인네들이 기다렸다가 사가지고 가기도 해요. 퇴근길에는 직장인들이 퇴근하면서 도시락 한개와 맥주 한캔을 들고 가는 사람 엄청 많아요. 특히 우리 동네는 대학가와 원룸촌이라 더욱 그래요. 마누라 안 왔으면 나도 그런 멤버가 될 뻔 했지요.

또 편이점 마다 주력 도시락이 따로 있기도 하고. 혼자 사는 독거인들에게는 배달도 해주고... 우리 아들은 학교 도시락이 괜찮다네요. 한끼에 250원을 내고 시에서 250원을 지원 해주는데, 매일 메뉴도 바뀌고, 맛도 괜찮은 편이라고. 아마 한국도 지금의 추세로 간다면, 몇년 지나지 않아 도시락 천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난 혼자서 밥 먹는걸 무지 싫어 합니다. 차라리 한끼 굶고 만 경우도 있을 정도니까.....한국에 있을 때 혹시 혼자 먹을 일이 있으면 식당을 몇바퀴 돕니다. 혼자 먹는 사람이 있는지도 살피고, 대개는 설렁탕 집에서 허둥지둥 먹고 나오지만...그런 내개 여기 와서 한번은 시간이 어중간 해서 편이점에서 도시락 사서 혼자 먹었는데, 결국은 탈이 났지요. 음식의 문제가 아니고, 아마도 누가 따라 올까봐, 아님 혼자 먹는거 흉볼까봐 너무 빨리 먹었나 봅니다. 누까 따라 오는 것도 아닌데....

오늘은 와이프가 함께 먹어 준다네요. 공원으로 가는 길에 일반도시락과 김밥 /유부초밥 그리고 물과 녹차(여긴 늘 이걸 마시네요)를 사가지고 빈 자리를 찾았는데, 자리 잡기가 힘드네요. 여기 저기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그룹, 혼자서 점심먹는 사람이 많아요...아마 오늘도 혼자 먹었으면 또 탈이 났을 텐데, 마누라 덕분에 싼 점심을 맛있게 해결 했네요.

내일은 또 어떻게 점심을 해결하지?

서울 동문님네들 잘 지내지요?
안양에 사는 3회 한상길(금곡)입니다.
1년 계획으로 일본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 여기에 3개월이 지났네요.
그냥 나름대로 느낀걸 3회 동기회에 올리고 있는데, 안부차 여기에 한토막 남깁니다..
싸이에 집을 지었으니
http://www.cyworld.com/skhan4963
한번 놀러오세요.



출처 : 淸道梅田中서울경기同門會
글쓴이 : 한상길(3회-금곡) 원글보기
메모 :

"오늘 점심은 도시락이 어떨까" 스터디를 다녀오면서 와이프가 던진 말이다. 매주 수요일에는 함께 이곳 브란티어들이 운영하는 일본어 교실에 나가는데, 난 또 오후에 다른 일이 있어서 집에서 점심을 먹지 못하기 때문에 수요일은 대개 밖에서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밖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야 물론 많지만, 적은 돈으로 살기위해서는 덥밥(牛井: 글자가 깨지네요. 우물 정자 가운데 점이 있는게 동입니다.)이나 라면, 카레같은 간단한 음식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규동> 일본의 대표적인 규동집의 김치 규동. 적은 것은(밥의 양이 적은 것) 390엔, 큰것은 490엔이다. 아마도 혼자 점심 적을 때 가장 많이 먹은 메뉴가 아닐까..


<일본 라면>내가 다니던 학원 근처에 있었던 라면집의 라면. 라면의 종류는 워낙 다양하니까. 이 건 기스면과 비슷한 종류임.

 

 <한국음식점의 부침개> 한국 음식점의 부침갸 입니다. 이 곳 사람들은 지지미라고 하죠.

 

 최근에 우리 동네에는 250엔 짜리 도시락 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대개 슈퍼나 편이점에서는 500원 정도이고, 기차역에서 파는 도시락은 800-1200앤 정도 입니다. 그런 도시락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슈퍼에 도시락 나오는 시간에는 노인네들이 기다렸다가 사가지고 가기도 해요. 퇴근길에는 직장인들이 퇴근하면서 도시락 한개와 맥주 한캔을 들고 가는 사람 엄청 많아요. 특히 우리 동네는 대학가와 원룸촌이라 더욱 그래요. 마누라 안 왔으면 나도 그런 멤버가 될 뻔 했지요.

 

 <게 회(카니 사시미)> 오사카의 음식점에서 먹은 게의 회, 한국에서는 게를 회로 먹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많이 먹음. 나마비루(생맥주) 맛이 기가 막힙니다.

  

<이자카야의 사시미와 생선구이> 일반적인 선술집인 이자카야에서 먹는 사시마와 생선구이, 사시미는 1000엔 정도. 구이는 400엔 정도 

 

<고급 일식집의 연회 차림> 고급 일식집의 연회 차림입니다. 한 사람분씩 따로 되어 있습니다.

 

 <고급 일식집의 1인 분> 고급 일식집의 연회 차림의 일인분


덥밥은 그냥 말 그대로 밥위에 소고기, 돼지고기, 카레, 돈가스 등등이 올려진 것이다. 물론 재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가스동, 규동, 카레 동 등등으로. 자판기에서 메뉴를 선택해서 티켓을 주면 1분 이내에 음식을 가져다 준다. 일본 말을 잘 모르는 경우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식사를 해결 할 수 있으니, 말을 잘 못하는 경우는 정말 편리하다. 그런데, 어떤 체인점에서는 미소시루를 주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밥그릇 달랑 한개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만일 김치(배추절임)라도 추가하면 당연히 추가 요금이 필요하다. 규동의 가격은 보통 400-600엔 정도이다.

규동은 많은 일본 직장인들이 점심을 때우는 훌륭한 수단이 됩니다. 점심시간 규동 집에는 어디나 줄이 길게 늘어져 있어니까요. 최근에는 느끼한 규동에 김치를 함께 얹어주는 김치규동이 있어 가끔 그걸 먹기도 합니다. 그래도 살다보니 이제 국도 젖가락으로 먹을 수 있을 만큼 능숙해 졌는데, 마누라는 이것을 영 싫어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회전스시 집> 회전 스시집의 모습.

 

<회전스시 집> 많이 먹었네요

 

  일본은 도시락 천국입니다. 어디에 가더라도 도시락은 있습니다. 전국에 널린 편의점에서 부터 슈퍼, 백화점, 지하절이나 전철역에 이르기까지. 특히 역에서 파는 도시락은 에끼밴(驛弁)이라고 해서 각지역의 명물로 자리잡기도 합니다. 한번은 오사카에 있는 동료와 동경을 갈 일이 있었는데, 같은 기차를 각각 타고 가기로 하고, 옆자릴 예약했어요. "한상, 기차 타면서 밴또 사가지고 타세요"라고 전화가 왔어요. 자기 것은 자기가 사온다네요. 더치페이의 전형이죠. 우리 같으면 2개 사오고 말지. 전화해서 니 도시락 니가 챙겨오라니...암튼 함께 신칸센에서 각자의 밴또를 먹은 적도 있지요. 

  또 편이점 마다 주력 도시락이 따로 있기도 하고. 혼자 사는 독거인들에게는 배달도 해주고... 우리 아들은 학교 도시락이 괜찮다네요. 한끼에 250원을 내고 시에서 250원을 지원 해주는데, 매일 메뉴도 바뀌고, 맛도 괜찮은 편이라고. 아마 한국도 지금의 추세로 간다면, 몇년 지나지 않아 도시락 천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난 혼자서 밥 먹는걸 무지 싫어 합니다. 차라리 한끼 굶고 만 경우도 있을 정도니까.....한국에 있을 때 혹시 혼자 먹을 일이 있으면 식당을 몇바퀴 돕니다. 혼자 먹는 사람이 있는지도 살피고, 대개는 설렁탕 집에서 허둥지둥 먹고 나오지만...그런 내개 여기 와서 한번은 시간이 어중간 해서 편이점에서 도시락 사서 혼자 먹었는데, 결국은 탈이 났지요. 음식의 문제가 아니고, 아마도 누가 따라 올까봐, 아님 혼자 먹는거 흉볼까봐 너무 빨리 먹었나 봅니다. 누까 따라 오는 것도 아닌데....


<도시락> 일반 수퍼에서 파는 도시락

  
  오늘은 와이프가 함께 먹어 준다네요. 공원으로 가는 길에 일반도시락과 김밥 /유부초밥 그리고 물과 녹차(여긴 늘 이걸 마시네요)를 사가지고 빈 자리를 찾았는데, 자리 잡기가 힘드네요. 여기 저기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그룹, 혼자서 점심먹는 사람이 많아요...아마 오늘도 혼자 먹었으면 또 탈이 났을 텐데, 마누라 덕분에 싼 점심을 맛있게 해결 했네요.

내일은 또 어떻게 점심을 해결하지?